
그는 떠나고 나는 남았다
- 오 현 란 -
문득 찻잔을 두 잔 꺼내었죠
이젠 하나면 충분한 일인데
나는 그대를 위해 우리를 위해
아침을 준비했죠
모두 잊어도 좋을 것 같은데
너무 익숙해져 버린 나는
또 잔인하게도 손이 먼저 가요
함께한 오래된 습관이
서로를 닮아가게 했지만
그대를 보낸 나를 서성이게 해
아직도 그대 빈자리에
그대를 채워두고 사는
바보는 두렵겠죠 남은 날들이
세상에 태어나 나 단 한 사람
오직 그를 욕심 낸 것뿐인데
그것조차 허락할 수 없나요
도대체 왜인가요
한번만 한번만 부탁할게요
그를 내게 다시 데려다 줘요
더는 아무것도 원치않을게요
제발 내 곁에 돌려줘요
햇살이 가득한 날이면
그대가 불러주던 노래를
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죠
한가한 휴일이라도 되면
귀찮게 나를 베고 눕던 그대를
다시 한번 안고 싶은데
세상에 태어나 단 한 사람
오직 그를 욕심 낸 것뿐인데
그것조차 허락할 수 없나요
도대체 왜인가요
한번만 한번만 부탁할게요
그를 내게 다시 데려다 줘요
더는 아무것도 원치않을게요
제발 돌려줘요
내게 남겨진 생의 반을
그에게 줄 순 없나요
이건 아녜요 더는 못해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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